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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키보드&마우스

COX CK01 TKL PBT 기계식 키보드. 그리고 윤활

재택근무로 인해 사무용 맥북을 집에서 사용하면서 한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그것은 바로 책상이 너무 좁아졌다는 것...!

그래서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 텐키리스 블루투스 키보드.

 

레오폴드 750rbt, 웨이코스 씽크웨이 토체티, 몬스터기어 닌자87. 이렇게 구매 리스트로 올려놓고 고민을 했고,

결국 마음을 정한 것은 레오폴드 키보드!

하지만 레오폴드 750 시리즈로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키보드는 이미 품절된 상태였다.

레오폴드는 예전에도 그랬지만, 정말이지 언제 키보드가 입고될지 예상할 수가 없다.

그냥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들어오는;;;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갑갑한 마음에 지름신이 강림하여 소소하게 재미삼아 구매한 키보드가

COX CK01 TKL PBT 키보드이다.

기계식 방식은 평소 적축, 갈축을 선호하는 편이라 적축을 선택했다.

 

COX CK01 TKL PBT 키보드

 

3만원 후반의 저렴한 기계식 키보드인데 PBT 키캡을 준다.

할인가인가? 하는 생각으로 알아봤는데 할인가도 아니더라~ 

그리고 배송 받은 키보드의 키캡을 보니 생각보다 품질이 나쁘지 않았다.

오묘한 보라색의 이중사출 각인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마음에 들었던 오묘한 보라색 색감의 이중사출 각인

 

왠지 키보드 원가에서 키캡이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 높을 것 같은 느낌이...

그렇게 받은 키보드를 맥북에 연결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타이핑을 했다.

 

그리고 귀를 의심했다.

'팅~ 팅~ 탱~ 탱~'

타건을 할 때마다 신경 쓰이게 들리는 '팅~ 팅~ 탱~ 탱~' 스프링 소리... ㅡㅡ;

 

스위치 스프링 소리와 키보드 통울림으로 도저히 사용할 수가 없었다.

신기하게도 스페이스바, 엔터키, 쉬프트키 등의 스테빌라이저는 굉장히 양호했다. 너무 양호해서 놀라울 정도!!!

단지 스프링 소리가 너무 귀에 거슬렸다.

 

그렇게 해서 시작하게 된 윤활...

풀윤활은 경험도 없고, 그렇게까지 시간 투자하기도 싫고 해서 간단하게 흡음재 처리와 스프레이 윤활을 하기로 했다.

시간상 흡음재만 먼저 넣고, 다음날 윤활을 할 생각

 

상판을 분리하기 위해서 고정 나사를 풀었다.

 

 

그렇게 상판을 분리하려고 하는데~ 분리가 안된다!!!

힘을 좀 주다가 혹시나 해서 보니 스페이스바 아래에 나사가 하나 더 있었다.

조금 더 힘을 줘서 억지로 했으면 키보드가 고장나지 않았을까?? ㅡ.ㅡ;

 

스페이스바 아래 나사가 하나 더 있다!

 

스페이스바 아래 나사를 풀고 다시 상판을 분리한 다음 흡음재를 대충 잘라 넣었다.

 

흡음재 대충 잘라서 넣자

재단 안하고 대충 가위로 잘라 넣고, 돌출된 부분은 대충대충 드라이버로 흡음재를 뚫어서 맞췄는데...

생각보다 깔끔한 모양으로 맞춰졌다 ㅎㅎ

 

그리고 다음 날...

 

수러루브 스프레이에 주사기를 달고 윤활 작업을 진행했다.

유튜브 '바출남'을 보고 주사기를 글루건으로 고정시키니 너무 편했다~

 

스프레이 윤활

COX CK01 TKL PBT 키보드에서 사용되는 스위치는 GTMX 스위치로 방진 스위치이다.

스프레이를 뿌리려고 주사기 바늘을 스위치 틈 사이에 넣으려고 했는데 안들어간다.

결국... 대충 최대한 틈 사이로 들어가게 그냥 뿌렸다!

 

주사기를 장착하니 확실히 구리스가 주변에 거의 안튄다. 윤활 후 청소할 부분이 거의없어서 편하다!!

나 같이 귀찮고, 적당히 사용할 사람에게는 스프레이 윤활이 딱인듯...

그렇게 스프레이 윤활을 하고, 대충 10번씩 눌러주고, 대충 닦고, 대충 10분정도 말려준 다음 키캡을 끼웠다.

 

윤활 결과는 대성공...

 

키감이 놀라울 정도로 부드럽게 바뀌었고, '팅팅탱탱' 스프링 소리도 안나고, 통울림 소리도 없어졌다.

이게 이렇게까지 바뀔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3만원 후반 기계식 키보드가 10만원 내외 정도 하는 키보드 못지 않게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지금도 'COX CK01 TKL PBT' 키보드를 사용하여 글을 작성하고 있는데

'도각도각' 하는 느낌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

 

윤활 전/후가 너무 차이가 나서 제품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윤활을 할 생각으로 구입을 했다면, 가성비 좋은 키보드인데...

윤활을 못 하거나 모르는 사람이라면 '팅팅탱탱'의 신경 거슬리는 스프링 소리가 나는 저렴한 키보드이다.

스위치에서 나오는 스프링 소리라서 콕스에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일 수도 있는데,

스위치에 비해 키캡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나처럼 PBT 키캡을 원하는데, PBT 키캡이 장착된 제품 라인은 모두 가격대가 있어서 부담을 느끼는 수요층을 노린 전략일까?

 

저렴한 중국산 GTMX(오테뮤) 스위치를 사용한 키보드이고,

커뮤니티 같은 곳에서 GTMX 스위치가 체리, 게이트론 스위치에 비해 저평가를 받고는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타건감 자체는 윤활 전/후 모두 크게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방진축으로 되어 있다.

윤활 이전에는 스프링 소리가 좀 크게 나긴 했지만, 스테빌라이저는 굉장히 양호했다.

GTMX 스위치가 오테뮤 스위치를 개선한 버전이라는데, 오래오래 잘 버텨주면 좋을 것 같다.

가성비가 좋은 것은 확실하다!

 

스위치가 고장나면 고장난 스위치만 바꾸면 되는 것이라서

스위치 교체 방식은 저렴한 스위치와 딱 어울리는 방식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오늘 보니 레오폴드 750RBT 키보드가 곧 입고된다는 공지가 올라와 있더라 ㅡ.ㅡ;

타이밍 참...